2022년 11월 간사이 여행

4번째지만 또 새로운 오사카, 그리고 독특한 감성을 자극하는 고베와 교토까지. 4박 5일간의 알찬 간사이 지방 정복하기.

2022년 11월 간사이 여행
우메다 공중정원, FUJIFILM X100V, 2022년 11월.

머리말

살살 추워지며 지긋지긋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서서히 사그라든 2022년 말, 드디어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던 일본의 여행제한이 해제되었습니다. 마지막 여행 이후 거의 3년 동안 비행기 한 번 못 타봤던 우리는, 사실 "여행이 풀릴지도?"라는 뉴스를 보자마자 참지 못하고 이번 여행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예약했었습니다.(ㅋㅋ)

다행히 여행은 풀렸고, 비록 저번 여행들보다 짧긴 하지만 치밀한 계획을 세워 그 어떤 여행보다 구석구석 돌아다녀 보리라 다짐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오사카와 그 주변인 "간사이(관서)"로,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고 첫 일본 여행을 떠나는 멤버도 함께 있었기에 다양한 일본의 모습과 맛, 그리고 재미를 느끼기에 알맞으리라 생각해 결정했습니다.

그럼 설레는 마음을 뒤로 하고 재밌는 날들이 계속될 것 같은 간사이로 떠났던 이야기를 지금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여행 0일째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출구

출발 비행기가 이른 아침이다 보니, 공항 근처의 숙소에서 하루 쉬고 일찍 공항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전날 회사를 마치고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기로 했는데, 가는 방법이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애매한 위치인 가산에 있다 보니 "사람이 가득 찬 지하철을 뚫고 공항철도를 타기", "돈 탈탈 털어서 택시타기" 등 좋지 않은 선택지가 눈에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낮을거라 판단하여 결국, 지하철로 광명역까지 가고 그곳에서 공항버스를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광명행 1호선 열차와 공항버스 둘 다 어마어마한 배차 간격을 자랑하다 보니, 날카롭게 시간을 지켜야 했습니다. 그렇게 여유로운 듯 여유롭지 않은(?) 질주를 마치고 드디어 공항버스에 몸을 실었답니다. 여담이지만, 티켓이 별도로 필요할 줄 알고 부랴부랴 달려서 티켓을 샀으나 의외로 교통카드로 결제가 가능했습니다. 광명에서 공항까지는 4~50분가량으로, 의외로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광명역

경기 광명시 광명역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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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 1터미널의 입구

공항은 별 뜻 없이 와도 매우 설레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비행기를 타지도 않았고, 심지어 오늘 출발하는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바로 숙소로 향할 수도 있지만, 환전한 돈을 바꾸러 가야 했기에 공항에 잠깐 들르기로 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 1 터미널

인천 중구 공항로 271 인천국제공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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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환전소 일부 휴무를 알리는 안내판

아무래도 팬데믹 때문에 공항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보니, 환전소가 일부 문을 닫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열려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다 싶긴 했지만, 오자마자 몇십 분 동안 공황을 활보하고 다니다 보니 살짝 열이 났습니다.(ㅋㅋ)

환전해서 뽑은 엔화

출발층 한켠에 환전 ATM이 있어 바로 환전했습니다. 은행 앱에서 "ATM 기기로 환전하면 뭐가 더 좋다~" 식으로 이야기해서 한 번 ATM으로 뽑아봤는데, 파리만 날리는 환전소 카운터와 달리 단 한 대만 있던 ATM기기에 사람이 길게 줄을 서 있어 조금 후회했습니다.

돈은 4박 5일 일정에 쓰기엔 살짝 많은 6만 엔(약 60만 원)을 환전했습니다. 환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속설과 달리 일본에서도 대부분의 곳에서 카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모든 예산을 환전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숙소의 전경이다. 커다란 하얀 침대 두개가 놓여져 있다.

숙소는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늘 출발 전에 묵던 곳이라 새롭지는 않습니다만, 하루 정도 묵기엔 충분한 곳이라 애용하고 있답니다. 보기와 달리 호텔이라기보다 오피스텔 같은 건물의 일부를 숙소로 내주는 곳 같았습니다.

IBC 디오빌

인천 중구 공항로424번길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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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에 놓여져 있는 치킨

당연하지만(?)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치킨을 시켰습니다. 공항 바로 앞이라 그런지 열려 있는 치킨집도 없고 배달비도 사악했지만, 그래도 막상 시켜서 먹으니 꽤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치킨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다 보니 밤이 지나가고 있었고, 여행에 필요한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잠에 들었습니다.


여행 1일째

인천국제공항의 에어서울 카운터

여행 첫째 날의 아침은 매우 정신이 없었습니다. 숙소에서 공항을 가는 그 짧은 거리에 탄 택시에 돈과 여권이 든 가방을 두고 내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여행을 가지 못할 뻔했습니다.(...) 다행히 택시 기사님이 우리가 내린 곳으로 와주셔서 가방을 돌려받아 졸이는 마음을 뒤로하며 수속을 진행했습니다. 다시 한번 택시 기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바입니다.

공항의 비행기 출발 안내판

저희가 타는 비행기는 LCC(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서울"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인천 공항의 LCC들은 셔틀 열차를 타고 가야 하는 "탑승동"에서 타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번 역시 그렇게 되었습니다. 셔틀 열차가 시간을 많이 잡아먹다 보니 면세점 같은 곳들은 구경해보지도 못하고 곧바로 탑승구로 향했습니다.

탑승구를 지나 비행기를 타러 향하는 중, 창문 뒤로 에어서울 비행기가 보인다.

드디어 보이는 비행기, 미리 유료 자리를 고르지 않았다 보니 썩 좋은 곳을 배정받지는 못했지만 들뜬 기분이 그런 불편함을 열심히 상쇄시켜주었습니다.

간사이 국제공항의 입국 수속으로 향하는 길목

한숨을 자고 나니, 드디어 간사이 국제공항에 당도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일본이다 보니 순간 멍한 느낌으로 걸어 다녔습니다. (ㅋㅋ)

간사이 국제공항

〒549-0001 大阪府泉佐野市泉州空港北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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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수속장으로 향하는 길.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수속으로 향하는 길을 매우 멀었습니다. 원래는 셔틀로 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검역 관련 때문인지 무한정 걷게 해두었습니다.

현재(2022년 11월 24일)는 입국 시 검역 관련 절차가 있기에, 미리 Visit Japan Web(비짓 재팬 웹) 사이트에서 관련 정보를 입력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검역 관련 심사뿐만 아니라 입국 및 세관 심사도 이곳에서 발급한 QR 코드로 대체합니다. 아직은 완전하게 준비가 된 것은 아닌지, 이를 사용해도 거의 한 시간 넘게 입국장에 갇혀 있어야 했습니다(...)

 슈퍼마리오와 여러 조연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는 벽, 캐릭터 "펄럭펄럭"이 "환영"이란 한글 명패를 들고 있다.

19년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공항 곳곳엔 닌텐도와 슈퍼마리오가 그려져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공항 앞에 정차되어 있는 도요타 크라운 택시

숙소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택시를 선택했습니다. 열심히 Booking.com(부킹닷컴)을 사용하다 보니 "무료 택시"를 태워준다는 옵션을 제공해주어서 반신반의한 심정으로 한 번 예약해보았습니다.

그냥저냥 한 택시가 올 줄 알았는데, "열도의 그랜저"라 할 수 있는 크라운 차량이 왔습니다. 번쩍번쩍한 외관과 깍듯한 기사님을 보니 "돈을 내라 그러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숙소로 향하는 고속도로.

항상 열차를 타고 향했다 보니, 택시를 타고 향하는 오사카는 또 새롭습니다. 택시 기사님의 젠틀한 운전 실력은 한국 택시와 대비되며 묘한 위화감을 자아내기도 했고, 처음 타보는 일본의 고속도로는 별것 아니었지만 매우 신기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도로가 매우 정체되었다는 것인데, 쾌속 열차를 탔을 때보다 한 1.5배가량 늦게 숙소에 도착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돈은 받지 않으셨고, 매우 편하게 숙소 바로 앞에 내려주었습니다. 직접 문도 열어주시고 숙소로 들어갈 때까지 90도 인사를 유지하고 있으시던 기사님을 보자니 살짝 부담스러웠지만 매우 훌륭한 서비스에 감탄했습니다.

츠루하시역의 플랫폼

숙소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꽤 멀었기에, 먼저 오늘의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숙소는 코리아타운이 유명한 지역인 "츠루하시(鶴橋)"로, 그런 재밌는 문화적 특성이 있으면서도 오사카의 중심에 있는 지역이라 다른 곳으로 향하기 좋아 이곳에 묵기로 결정했습니다.

여하튼 다음 일정으로 향하기 위해, 지하철인 센니치마에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 지하철역은 숙소 바로 앞에 입구가 있어 오고 가기에 편리했습니다.

츠루하시역

〒543-0024 大阪府大阪市舟橋町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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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카이난바역 쇼핑몰에서 바깥을 본 모습

도착한 곳은 "난카이난바"역입니다. 오사카 하면 떠오르는 곳인 도톤보리도 가볍게 들를 겸, 택시를 타느라 공항에서 발급받지 못했던 "주유패스"를 받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난카이난바역

〒542-8503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5丁目1番60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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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주유 패스의 모습

"오사카 주유 패스"는 오사카에 있는 각종 시설이나 액티비티를 무료로 타거나 할인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사카 메트로 전철"이나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는 티켓입니다. 저는 계산해서 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서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계획한 일정이 딱 주유 패스를 활용하기 좋은 일정이다 보니 1일권을 구매해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패스는 이곳에서도 구매할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 여행 앱을 통해 구매하는게 소폭 저렴했었습니다.

소소한 특징이라면 교통 카드 같은 "태그" 방식이 아닌 "티켓" 방식이라, 전철을 탈 때는 탑승권처럼 개찰에 투입하고 뽑는 방식이고, 시설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바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난바의 거리

그렇게 티켓을 발급받고, 도톤보리로 향하기 위해 난바 거리로 나왔습니다. 도톤보리는 이곳 난바역이나, 닛폰바시역에 내려 도보로 갈 수 있는데, 천천히 즐기고 싶다면 닛폰바시역에서 내리는 것을, 처음부터 유명한 곳을 둘러보고 싶다면 이곳 "난바역"에서 도보로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랜만에 제대로 본 일본의 모습은 참 이국적입니다. 날씨도 청명하고 공기도 매우 깨끗하다 보니 숨을 쉴 때마다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이 매우 좋았습니다. 꼭 도톤보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이에 있는 거리인 이곳 또한 굉장한 번화가라 항상 바쁜 느낌이지만 의외로 고요한 일본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톤보리로 향하는 시장가 "센니치마에"

몇 걸음 더 향하니 드디어 도톤보리의 입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정확히는 도톤보리의 시장가인 "센니치마에"로, 라멘이나 타코야끼 등 맛있는 일본 음식점이 즐비해 있는 곳입니다. 거리 입구에 있는 라운드원 게임 센터(사진의 왼편)를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센니치마에 거리

〒542-0074 오사카부 오사카시 주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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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톤보리(센니치마에)의 상점가

일단 배가 고프기 때문에 일본에서의 첫 끼니를 먹을 겸, 그리고 가볍게 돌아볼 겸 온 도톤보리다 보니 "무얼 먹을까?"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일본에 처음 와본 친구가 "라멘"을 먹고 싶다 하여, 일단은 라멘집을 찾아 떠나보았습니다.

라멘 가게 "시덴노"의 메뉴판

원래는 일본 여행의 정석이라 볼 수 있는 "이치란"이나, 제가 늘 먹었던 라멘집을 갈까 싶었는데, 이치란 라멘은 대기 줄이 1시간 이상이었고, 제가 좋아했던 라멘집은 폐점하여 사라진 터라(...) 가까이에 있던 "시덴노(사천왕)"란 라멘 가게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시덴노 도톤보리점

〒542-0077 大阪府大阪市中央区道頓堀1丁目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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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은 뭔가 특이한 것이 없을까 해서 둘러보다 닭고기가 얹어진 라멘으로 결정했습니다. 최근에 나온 신메뉴였던지, 식권기 말고는 메뉴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내가 맞게 시켰나(...) 조금 헷갈렸습니다. 라멘은 다행히 맛있었지만, 그릇을 휙휙 던지기도 했거니와, 주인장 아저씨의 말투도 좋게 말하면 화통하고 나쁘게 말하면 서비스라 보기엔 어려운 느낌이었기에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타코야끼를 팔고 있는 가게

오사카에 오면 당연하지만 타코야끼를 한 번 맛봐야겠죠. 모두의 만장일치로, 타코야끼를 찾으러 시장가를 돌아다녔습니다.

타코야끼 6알이 종이 그릇에 담겨있다.

주인장 할아버지의 현란한 손놀림으로 갓 만들어진 타코야끼. 이미 여기서부터 맛있는 향기와 모습에 다들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ㅋㅋ) 비교적 단단한 한국의 길거리 타코야끼와 달리 일본의 타코야끼는 물렁하고 매우 뜨겁기에 조심히 먹어야 합니다. 물론, 먹었을 때의 만족감은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우메다역 근처의 빌딩.

도톤보리에서의 맛있는 구경은 이쯤에서 마치고, 전철을 타 우메다역으로 향했습니다. 전철 회사에 따라 오사카역, 오사카우메다역 등 이름이 다르긴 하지만, 다 건물이나 지하 아케이드로 이어져 있는 거대한 역이자 쇼핑 타운입니다.

우메다역

〒530-0017 大阪府大阪市北区角田町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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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오사카, 2022년 11월 11일 오픈"이라 쓰여져 있는 안내판

우메다역에 온 만큼, 안 들를 수 없는 "포켓몬센터"로 향하기 위해 다이마루 백화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백화점 엘리베이터를 타고 보니, "닌텐도 오사카 11월 11일 오픈"이라는 매우 흥미로운 광고판을 목격했습니다.

포켓몬 센터의 간판

드디어 도착한 포켓몬센터. 때마침 새로운 포켓몬스터 게임인 "포켓몬스터 스칼렛, 바이올렛"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관련 상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포켓몬센터 오사카

〒530-8202 大阪府大阪市北区梅田3丁目1−1 大丸梅田店 1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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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아와 글레이시아 인형

다양한 포켓몬 인형과 굿즈로 하여금, 제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재주를 부리고 있었습니다.(ㅋㅋ) 원래도 종류가 많았지만, 위에서 말한 대로 새로운 포켓몬들이 등장하는 시즌이라 사람과 포켓몬이 공간을 가득 메웠습니다.

냐오하 인형

항상 구경만 하고 뭔가 커다란걸 사본 적이 없다 보니, 이번에는 큰 맘 먹고 상당히 귀여운 이번 스타팅 포켓몬인 "냐오하" 거대 인형을 샀습니다. 인기가 많다 보니, 인형 선반에 가득 있었는데 한 바퀴 돌고 오니까 두개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바로 집었습니다.

닌텐도 오사카의 간판

포켓몬센터의 반대편에는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보았던 "닌텐도 오사카" 매장이 있었습니다. 힐끗 안을 보니, 포켓몬뿐만 아니라 슈퍼마리오, 동물의 숲, 스플래툰, 젤다 등 다양한 닌텐도 게임들을 테마로 한 굿즈들이 가득 있었습니다.

Nintendo OSAKA

〒530-0001 大阪府大阪市北区梅田3丁目1−1 大丸梅田店 1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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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초기에는 들어가기 힘들었던 것 같았지만, 지금은 한 3~4분 정도 줄을 서니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안에는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다양한 굿즈들이 모여 있어, 매장을 세 바퀴가량 빙글빙글 돌았지만 볼 때마다 새로웠습니다.

"젤다의 전설"에 등장하는 아이템인 "시커 스톤" 모양의 열쇠고리와 닌텐도 셔츠

마음 같아서는 "여기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를 하고 싶었지만, 남은 일본 여행을 풍족하게 보내기 위해 아쉬운 대로 "시커 스톤" 열쇠고리와 닌텐도 오사카 로고가 프린팅된 셔츠를 하나씩 구매했습니다.

젤다의 상징인 트라이포스와 "Z"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영수증

여담으로, 영수증의 뒷면을 보니 "젤다의 전설"의 "Z" 심볼과 트라이포스 심볼이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게에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 까지 컨셉을 확실하게 지켜주는 경험은 아마도 일본에서 느낄 수 있는 큰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포켓몬스터 스칼렛 바이올렛 광고가 나오고 있는 전광판

즐거운 쇼핑을 마무리하고, 다음 목표를 향하기 위해 건물을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포켓몬센터와 닌텐도 오사카가 있어서 그런지 주변 전광판에서도 포켓몬스터나 스플래툰같은 게임 관련 광고가 눈에 띄게 보였습니다.

오사카역의 뒷편에서 바라본 우메다 스카이빌딩

다음 목적지는 다름 아닌 "우메다 공중정원"이었습니다. "n" 모양의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는 "우메다 스카이빌딩"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름과 달리 오사카역(우메다역)에서 꽤 걸어가야 했습니다.

항상 역들이 모여있는 남쪽만 갔다가, 이번 여행에서 처음 북쪽으로 나와본 것이라 가는 길은 상당히 새로웠습니다. 북적북적한 느낌의 남쪽과 달리, 우메다 스카이빌딩으로 향하는 거리는 비교적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빌딩과 역 사이에는 거대한 공사지구가 있어, 번화가라는 느낌은 별로 없었지만 나름의 느낌을 자아내고 있어 이 또한 좋았습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 아래에서 공중정원 방향을 바라본 모습.

우메다 스카이빌딩은 멀리서 볼 때는 그저 "특이하게 생겼다~" 정도의 감흥이었는데, 바로 앞에서 건물을 보니 매우 위용이 넘칩니다. 일본 건물들은 이렇게 위로는 그렇게 높지는 않은데, 특이하거나 대면적을 사용하는 건물들이 많다 보니 특유의 압도되는 느낌을 받는 곳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

〒531-6023 大阪府大阪市北区大淀中1丁目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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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다 공중정원으로 올라가는 모습

전망대인 "우메다 공중정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후, 공중정원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로 한 번 갈아타야 합니다. 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보이는 경치도 매우 멋있었습니다.

공중정원의 로고 간판

올라가고 나면, 공중정원의 로고가 멋있게 보입니다. 일본어로는 "쿠츄 테이엔(空中庭園)"이라 읽는 것을 보면, 의외로 우리와 말하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중정원으로 입장할 수 있는 티켓

위에서 이야기했듯, 오사카 주유 패스를 구매했다면 공중정원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6시 이전에만 가능한 조건이라 야경을 보는 것은 어렵지만, 겨울인 지금은 5시 정도만 되어도 노을이 아름답게 깔리기 때문에 이것을 한 번 노려보았습니다.

사실 "공중정원에서 본 전망은 아베노 하루카스에서 보는 것보다 덜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올라가서 풍경을 보니, 그 말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챘습니다.

전망대 매니아로서 평가를 내려보자면, 두 전망대가 자아내는 느낌 자체가 매우 달랐습니다. 아베노 하루카스 전망대는 압도적인 높이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오사카의 전체적인 모습이 아름다움을 자아내지만, 공중정원은 도심 한가운데, 이름과 같이 마치 도심의 공중에서 눈높이를 두고 보는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특히 우메다는 큼직한 건물들이 많기에 이들이 만들어내는 빌딩 숲도 멋있는 볼거리였습니다.

시간을 잠깐 보내고 나니, 아름다운 노을이 도심을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대로, 노을이 도심의 유리에 비치고, 은은하게 켜진 빌딩의 불빛들이 카메라로는 표현하기 힘든 찬란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세계 여러 언어로 "공중정원 전망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전세계에서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 적혀 있는 벽.

알차게 관람하며 나온 공중정원의 입구 겸 출구에는 이렇게 방문해 준 것에 감사하다는 글이 세계 여러 언어로 적혀져 있었습니다.

오사카역과 인근 건물의 모습.

노을을 보고 나오다 보니, 어느새 어둠이 드리웠습니다. 올 때도 그랬듯이 갈 때도 많이 걷다 보니 이제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해졌습니다.

쥬오선, 요츠바시선을 가리키는 전광판

다음 일정은 우메다에서 전철을 타고 내려가, 혼마치 역에서 츄오선으로 환승하는 방식으로 향했습니다. 슬슬 퇴근 시간에 가까워지다 보니 열차에 사람이 꽤 많아졌습니다.

오사카코역의 간판

도착한 곳은 오사카코,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가이유칸(해유관) 수족관과 덴포잔 대관람차가 있는 곳입니다.

가이유칸의 티켓

일단은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보니, 가이유칸으로 빠르게 발을 옮겼습니다. 가이유칸은 제가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인 "고래상어"가 있는 수족관으로, 오키나와의 "츄라우미 수족관"과 함께 일본의 손꼽히는 수족관 중 하나입니다.

가이유칸 수족관

〒552-0022 大阪府大阪市港区海岸通1丁目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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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유칸은 천장이 탁 트인 가장 위층에서부터 시작해 서서히 내려오는 방식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입장하고 처음 맞닥뜨리는 곳은 수족관보다 오히려 동물원에 가까운 풍경입니다. 이제 저녁이다 보니 많은 동물 친구들이 잠에 빠졌지만, 개중에는 카피바라처럼 열심히 먹기를 계속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수조를 활보하는 개복치의 모습

개복치 같은 재미있는 물고기들도 볼 수 있는 것이 이 수족관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가이유칸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곳은 단연 "태평양" 수조입니다.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고래상어와, 해머헤드(귀상어), 가오리 등 큼직한 물고기와 떼 지어 다니는 다양한 태평양 어류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돌고 도는 방식의 경로다 보니, 고래상어가 여유롭게 수조를 누비는 모습을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수조를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상어의 모습

조금만 더 가면, 해파리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해파리들이 조명이 비치는 수조를 가볍게 부유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되레 편안해집니다.

재밌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러 마리의 팽귄

끝으로는 펭귄이나 물범 등이 있는 극지방 테마인 곳이 있었습니다. 다 저녁인데도, 팽귄들은 재밌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거대한 크기의 덴포잔 대관람차

저녁이라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었던 가이유칸을 나오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덴포잔 대관람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어마무시한 크기를 자랑하는 덴포잔 대관람차에서 보는 야경은 웬만한 전망대가 부럽지 않습니다. 덴포잔 대관람차 역시 주유 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기 때문에 만약 소지하고 있다면 부담 없이 타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덴포잔 대관람차

〒552-0022 大阪府大阪市港区海岸通1丁目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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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포잔 대관람차 타임랩스

저번 여행에서는 해가 질 때쯤 들어가서 해가 다 졌을 때 나오는 느낌으로 탔었어서, 완전 어두울 때 타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밤이 드리운 거대 도시 오사카의 모습과 항구 모습이 함께 보이다 보니, 이 또한 낭만적인 감성을 느끼게 해줍니다.

오사카코역의 안내간판

덴포잔 대관람차를 즐기고 난 뒤, 일단 극한의 피곤함을 느껴 숙소로 후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침대가 4개나 있는 숙소 내부

숙소를 이제야 소개합니다만, 츠루하시에 자리 잡고 있는 무인 호텔인 "ESLEAD HOTEL Osaka Tsuruhashi(에슬리드 호텔 오사카 츠루하시)"를 이번 여행의 거점으로 잡았습니다. 예약과 체크인, 머무는 중, 그리고 체크아웃까지 사람 한 번 만나지 않고 이용하게 되는데,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 등록이나 확인, 체크인 등을 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ESLEAD HOTEL Osaka Tsuruhashi

〒543-0023 大阪府大阪市天王寺区味原町16−3 グッドワ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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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바 역의 입구

숙소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도톤보리로 나왔습니다. 몇 정거장밖에 걸리지 않는 곳이다 보니, 이렇게 끼니를 때우러 오는 것도 편했습니다.

첫날의 기념비적인 저녁 식사는 바로 "야끼니쿠"였습니다. 수십가지의 고기 등을 무한 리필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어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엔 안성 맞춤일 것 같아 골라보았습니다. 하이볼과 맥주를 함께 마시며 먹는 맛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에에카테이 난바점

〒542-0076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1丁目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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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끼니쿠를 맛있게 먹고, 소화할 겸 도톤보리를 한 바퀴 돌고 가기로 했습니다. 저녁만 되면 깜깜해지는 일본이지만, 도톤보리만큼은 휘황찬란한 모습을 늦게까지 보여줍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원래 화려하게 빛났던 글리코사인에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주변이 밝아 그 느낌이(?) 크게 죽지는 않았지만, 한 층 화려한 길거리 느낌이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난바역의 역판

오늘의 여정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하고, 다시 난바역에서 센니치마에선을 타고 츠루하시 숙소로 되돌아갔습니다.


여행 2일째

숙소 건물에서 바라본 츠루하시의 도심 풍경

부드럽게 드리우는 아침 햇살에 기분 좋게 눈을 떴습니다. 공기청정기의 한국, 방파제의 일본이라는 밈(Meme)이 있듯, 일본에서 들이켜는 공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쾌하고 깨끗한 느낌이었습니다.

코리안타운과 시장으로 유명한 츠루하시지만, 나름 오사카의 도심이기 때문에 아침에도 매우 여유로우면서도 매우 분주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낮에 다시 한번 기웃거리니 한글 간판과 일본어 간판이 섞여 있는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JR 츠루하시역의 플랫폼

어제까지는 오사카 메트로만 타고 다녔다면, 오늘은 JR선을 처음 타보는 날입니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두 노선은 역사(驛舍)도 다르고, 운영하는 회사 또한 다르기에 환승이 안 되는 점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츠루하시역

〒544-0031 大阪府大阪市生野区鶴橋2丁目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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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 진입하고 있는 JR 오사카 순환선 열차

츠루하시에는 마치 서울의 2호선과 같이 오사카를 한 바퀴 도는 "오사카 순환선"이 정차합니다. 텐노지, 오사카역, 오사카성 공원(오사카조코엔) 등, 오사카 여행의 중요한 거점들을 속속 지나기에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츠루하시는 이 열차를 타고 두세 역만 지나도 언급한 관광지에 모두 갈 수 있다 보니 이동이 참 편리했습니다.

오사카역의 천장과 상층부

다른 열차로 환승하기 위해 오사카역에서 내렸습니다. 언제 봐도 느끼는 것이지만 오사카역 역사의 규모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신오사카역 역판

여기서 도카이도 본선으로 환승하여, 오늘 여행의 출발지인 신오사카역에 도착했습니다.

신오사카역

大阪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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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 플랫폼을 알려주는 안내판

"늦잠 자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신칸센 타자"라고 마음먹고 오늘 당당하게 늦게 일어났기에, 오늘의 첫 여행지인 "히메지 시"로 향하는 신칸센을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의외라면 의외로, 신칸센은 스이카 등 교통카드의 환승 처리와 함께 별도 티켓을 구매해야 했습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언젠가는 신칸센을 타보고 싶다고 생각해, 꽤 기대되었습니다.

도토루의 아이스 카페오레

표를 뽑고 나니 다음 신칸센 열차까지 시간이 남아서, 역 내에 있는 카페에서 소소하게 모닝 커피를 마셨습니다. 도토루(DOUTOR)는 우리나라로 치면 "이디야 커피"에 가까운 포지션의 커피 전문점인데 그럭저럭 취향이라 좋아하는 편입니다.

산요 신칸센 히카리급 열차가 역에 정차하고 있는 모습

드디어 마주하는 신칸센, 오늘 타게 될 열차는 산요 신칸센 히카리급으로, 주둥이가 길게 나온 특유의 앞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창문도 작고 둥글게 되어 있어 그런지 열차보다는 비행기에 가까운 인상을 주었습니다.

신칸센 내부의 좌석, 3열 좌석으로 되어 있다.

내부는 좌석이 3열로 되어 있다 보니 더욱더 비행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리를 지정하지 않는 자유석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별로 없어 쾌적하게 탈 수 있었습니다.

신칸센은 아주 빠르게 다니기도 하고, 터널 안을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멋있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오사카의 끝없이 이어지는 도심과 사람이 없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역, 청량한 바닷가의 모습이 그라데이션처럼 이어졌습니다.

열차 시간표가 등장하고 있는 전광판

약 40분을 더 넘은 시간만에, 드디어 히메지 성이 있는 "히메지역"에 도착했습니다.

히메지역

〒670-0927 兵庫県姫路市駅前町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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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역의 출구 너머로 히메지 성이 보이는 모습

히메지 역에서 출구를 바라보면, 멋지게 흰색 풍채를 뽐내는 히메지 성이 살짝 보입니다. 상당히 가까워 보이는 느낌이지만, 약 1.5km 정도의 거리기에 버스를 타거나 여유를 가지고 걸어가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히메지 성 있는 데는 아무것도 없어~"란 말을 계속 들어서, 어렴풋이 완전 시골 관광지 느낌이지 싶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엄연히 신칸센이 정차하는 시인 만큼 매우 번화하고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축제 노점들이 줄을 이루고 있는 광장

가는 도중, 무언가 축제인 듯한 느낌의 곳이 있었습니다. 마침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었던 터라, 일단 즐겨보자는 느낌으로 발걸음을 옮겨봤습니다.

들어가 보니 볶음 우동, 가라아게(닭튀김) 등 맛있는 길거리 음식들과, 빠질 수 없는 여러 마실 거리가 즐비해 있었습니다. 당연하듯 이끌려 기린 하이볼과 가라아게, 그리고 볶음 우동을 사 와 소소한 아침 만찬을 즐겼습니다.

공원 사이로 멀리 보이는 히메지 성.

그렇게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히메지 성으로의 여정을 재개했습니다. 어느새 히메지 성이 있는 공원까지 왔지만, 히메지 성의 모습은 역에서 봤을 때 크기와 대동소이하여 좀 의아했습니다.

히메지성의 성채

공원 안을 조금 더 걷다 보니, 드디어 히메지 성에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크기가 상당하리라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위압감은 꽤나 강력했습니다.

히메지 성

〒670-0012 兵庫県姫路市本町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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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 성의 입장 티켓

히메지 성이 있는 공원도 물론 아름답지만, 신칸센을 타고 온 값을 하기 위해 아무런 지체 없이 티켓을 사고 입장했습니다.

성으로, 그러니까 천수각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조금 걸어가야 했습니다. 선선한 가을 날씨와 어우러지다 보니 운치 있는 분위기 아래 좋은 산책이 되었습니다.

단풍이 든 나무와 히메지 성

아무래도 한국보다 아랫지방이라 그런지, 일본은 이제야 가을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단풍이 진 나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히메지 성 안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히메지 성이 전체적으로 무채색에 가깝다 보니, 이와 어우러지는 울긋불긋한 낙엽들이 풍경을 색칠해나가며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은 보여줍니다.

히메지성 천수각의 창문

멋있는 외관 구경을 뒤로 하고 드디어 천수각의 안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점이 특이했는데, 신발을 담을 수 있는 봉투를 제공해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한없이 하얗던 바깥과 달리, 안쪽은 어두운 목재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좁은 창문 사이로 드리우는 햇빛이 성의 안쪽을 비추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히메지 성의 창틀

창틀 쪽에 잠깐 서 있다 보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히메지 성 최상층에 있는 신사

최상층에는 작은 신사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성주를 모시는 곳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히메지 성에서 본 히메지 시의 전경과 처마

높은 건물이 별로 없는 일본이다 보니, 이렇게 성에서 보는 도심의 모습도 마치 한참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입니다. 이곳의 주인이었던 성주도 같은 것을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

히메지 성의 유물 전시

성을 관람하고 나오는 쪽에는 히메지 성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히메지 성의 건축 재료로 보였습니다.

히메지 성의 앞모습

오사카 성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이렇게 성 앞에 섰을 때 풍겨오는 위암감과 아름다움은 히메지 성이 아무래도 한 수 위인 것 같습니다.

히메지 역으로 향하는 버스

걸어온 길을 다시 가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다시 히메지 역으로 향할 땐버스를 이용했습니다. 관광지인데다 축제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버스는 붐비지 않았습니다.

고베 방향 도카이도・산요 본선 열차

히메지 시에서 고베까지는 다시 한 4~50분 열차를 타고 가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보니, 이 쯤부터 예상했던 여행 일정표보다 살짝 늦춰지기 시작했습니다.

고베로 향하는 열차에서 본 바닷가

히메지 시에서 고베로 향하는 열차에서도 당연하지만 눈부신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고베산노미야역의 플랫폼

낮에 돌아다니기 편한 곳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야경을 즐기기 위해, "산노미야 역"에 도착했습니다.

산노미야 역

4丁目-1番-1 布引町 中央区 神戸市 兵庫県 651-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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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노미야 역 앞의 도심

느긋한 항구도시일 것 같은 느낌의 고베지만, 실은 활기차고 바쁜 동네입니다. 산노미야역을 나오면, 곧바로 북적이는 도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밥을 먼저 먹을까 싶어서 산노미야 역 근처를 돌아다 녀봤지만, 먹고싶었던 고베규 음식점은 모두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먹을 거 조금 더 굶기로 하고 산노미야 역에서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유럽풍 외관을 가진 스타벅스 기타노이진칸점

고베에서의 첫 목적지는 유럽풍의 거리가 인상적인 "기타노이진칸"이란 동네입니다. 이곳에서는 가장 먼저 독특한 유럽풍 스타일의 외관을 가진 스타벅스 건물이 맞이해줍니다.

예전에 방문했었을 때보다 사람이 적었습니다. 딱히 커피가 끌리지는 않아서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여담으로, 일본의 스타벅스는 한국처럼 음료 메뉴가 많은 편이 아니다 보니, 그것을 생각하고 들어가신다면 생각보다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스타벅스 고베 기타노이진칸점

〒650-0002 兵庫県神戸市中央区北野町3丁目1−31 北野物語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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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기준으로 아랫길은 부티 나는 느낌의 세련된 건물이 많았다면, 그 위부터는 본격적인 기타노이진칸이 시작됩니다. "이진칸(異人館)"은 일본의 개항기 시절 서양인들이 지은 집을 의미합니다. 기타노이진칸은 그런 서양인들의 집이 문화재로서 몇 남아있고, 주변을 어울리게 서양 느낌으로 꾸민 멋있는 길목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타노이진칸

〒650-0003 兵庫県神戸市中央区山本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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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의 집"의 전경

기타노 이진칸에서 유명한 볼거리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이 "연두색의 집"과 아래의 "풍향계의 집"입니다.

우아한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연두색 외관이 특징인 "연두색의 집(萌黄の館)"은 1903년 당시 미국의 총영사였던 "헌터 샤프"씨의 저택이었다고 합니다.

연두색의 집

〒650-0002 兵庫県神戸市中央区北野町3丁目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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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의 집의 전경. 지붕 위에 수탉 모양의 풍향계가 인상적이다.

둘 다 들어가면 매우 좋았겠지만, 구경만 하고 나오는데도 적지 않은 가격이다 보니, 하나만 골라서 맛만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장고 끝에, 기타노이진칸의 랜드 마크라 볼 수 있는 "풍향계의 집(風見鶏の館)"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풍향계의 집

〒650-0002 兵庫県神戸市中央区北野町3丁目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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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의 집의 입장 티켓 3장

성인 입장료는 500엔이며, 조금만 더 내면 바로 옆에 있는 연두색의 집을 함께 방문할 수 있는 티켓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안쪽에는 당시 이 집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느껴볼 수 있는 가구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와 겹쳐,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고베 시의 풍경과 곱게 말린 커튼

풍향계의 집의 건축 양식을 보는 것과 안의 앤틱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좋았지만, 제가 여기서 본 것 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고베의 전망이었습니다.

지대가 높은 곳에 있는 기타노이진칸이다 보니, 나무들 사이로 번화한 고베 시의 모습이 훤히 보였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볼 수 있는 느낌이 들어 인상적입니다.

택시 뒷자리에서 바깥을 보는 모습

기타노이진칸이 높디높은 언덕에 있다 보니, "내려갈 땐 버스라도 타자~"라고 의견이 모여졌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유유히 서 있는 택시를 발견했고... 결국 택시를 타고 산노미야역으로 향했습니다. 비싸다 악명이 자자하기에 지금까지 여행하며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택시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유난히 많이 타게 됩니다.

일본의 택시 차량 모습

택시를 타고 산노미야 역에 도착했습니다. 사람 3명이 1000엔 언저리니, 생각보다 나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한국과 달리 일본 택시는 사진과 같은 옛날 세단 차량이 많은 게 신기했습니다.

고베역의 역판

산노미야 역에서 한두 정거장을 전철로 이동해, 고베 역에 도착했습니다.

고베 역

〒650-0025 兵庫県神戸市中央区相生町3丁目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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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지고 있는 고베역 앞의 도심

운이 좋게도, 때마침 노을이 지고 있는 것이 바닷가 쪽으로 나가면 곧바로 야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예전에 고베역에서 이어지는 거대한 지하 쇼핑몰을 통해 목적지로 가려고 했었는데, 길을 잃어버려 뱅뱅 돌았던 경험이 있어 이번엔 밖으로 나와서 가려고 시도해봤습니다.

그런데 횡단보도가 없는 커다란 대로가 중간을 깔끔하게 자르고 있어, 결과적으로 한참 더 돌아가는 꼴이 되었습니다.(...)

고베 하버랜드 모자이크에 있는 냇가

그렇게 또 한참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고베 하버랜드 모자이크"라는 쇼핑몰입니다. 아기자기하게 상점들을 모아 둔 쇼핑 아케이드인데, "고베" 하면 생각나는 그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모자이크 몰의 입구는, 사진과 같이 작은 냇가가 졸졸 흐르게 두어 이색적인 느낌을 풍기게 합니다.

고베 하버랜드 모자이크

〒650-0044 兵庫県神戸市中央区東川崎町1丁目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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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몰 내부는 원래도 예쁜 곳이지만, 연말 분위기 때문인지 더 아름답게 꾸며두었습니다.

눈꽃 모양 LED 설치물

곳곳엔 이렇게 멋있는 LED 설치물들이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고베 랜드마크가 보여있는 바닷가의 풍경. 고베 포트타워는 공사중이다.

드디어 만나보는 고베의 그 풍경!... 이면 좋겠지만, 충격적이게도 고베 포트 타워가 커다란 외벽에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공사를 한다고는 들었지만, 내부 공사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체적인 보수공사였나 봅니다.

여하튼 포트 타워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지만, 특이한 랜드마크가 모여 있는 메리켄 파크와 고베 시의 모습은 마음을 울리는 경치를 보여줍니다.

대관람차 안에서 창문을 찍은 모습

예상과 달리, 아직 땅거미가 꺼지려면 시간이 좀 남아, 대관람차 중독자인 양(...) 또다시 바로 옆에 있는 대관람차로 향했습니다. 규모는 덴포잔 대관람차보다 한참 작지만, 그래도 바닷가 옆이라는 최고의 입지라 경치가 좋았습니다.

대관람차 타임랩스

모자이크 대관람차

〒650-0044 兵庫県神戸市中央区東川崎町1丁目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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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랩스를 촬영하고 있는 iPhone

열심히 타임랩스를 촬영하고 있는 iPhone(아이폰)... 후에 돌려보고 알았지만 실제로 본 경치를 담기엔 아쉬운 각도로 되어 있었습니다.

아까 봤던 고베 풍경을 더 위에서 보니, 이것도 나름 매력있었습니다.

모자이크 몰 맞은편에 정박되어 있는 잠수함

뒤쪽에는 항구가 있었습니다. 배가 정박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잠수함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일을 하려고 이곳에 온 것일까요?

환하게 불이 들어오는 모자이크 대관람차

대관람차를 한 바퀴 다 돌고 나니, 드디어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슬슬 배고파졌기도 했기에, 고대하던 저녁 식사를 하러 향했습니다.

고베규 한 접시

저녁 식사는 원래 "스테이크랜드"같은 저렴한 곳으로 갈까 했는데, 어차피 런치 타임에 먹지 못하면 가격이 고만고만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비싸도 경치 좋은 데서 먹자~" 싶어서, 모자이크 몰에 있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스테이크는 아니지만, 야끼니쿠(焼肉) 느낌으로 고베규를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고기와 함께 다양한 해산물, 그리고 옥수수와 야채 등이 함께 제공됩니다.

류엔 하버랜드점

〒650-0044 兵庫県神戸市中央区東川崎町1丁目6−1 神戸ハーバーランドumie モザイク 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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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본 고베의 야경

음식도 음식이지만, 밖으로 보이는 고베의 야경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다양한 맛의 츄하이 석잔

이번에 일본에 오면서 츄하이(チューハイ)를 많이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몸 상태가 상태다 보니(...) 술을 먹고 싶어도 많이 못 해서 항상 아쉬웠는데, 츄하이류는 가볍게 먹을 만하고 맛도 좋아 자주 먹었습니다.

고베 메리켄 파크의 야경

맛있게 고기를 해치우고, 잠시 소화할 겸 다시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와봤습니다. 역시 고베는 아침보다는 밤이 정말 아름다운 곳인 것 같습니다.

구 고베항 신호소

이곳에서 살짝 내려와 보면, 옛날에 신호소 역할을 했었던 "구 고베항 신호소"가 멋있는 조명과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옅은 녹색을 띠는 철골 구조물이라, 바닷가 풍경과 맞물려 멋있는 모습을 뽐냅니다.

구 고베항 신호소

〒650-0044 兵庫県神戸市中央区東川崎町1丁目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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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맨 어린이 박물관의 간판

고베와 호빵맨(アンパンマン)이 무슨 관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자이크 몰의 옆에는 "호빵맨 어린이 박물관"이 매우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려한 전구로 꾸며진 거리

일정을 마치고 다시 고베역으로 되돌아가는 길, 일본에서는 이렇게 겨울 즈음에. "일루미네이션"이란 이름으로 거리나 상가를 꾸미는 이벤트가 꽤 있습니다.

츠루하시 시장의 모습

고베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근데 뭔가 이대로 잠에 하루를 끝내기엔 조금 아쉬운 것 같기도 하고, 츠루하시 시장이 상당히 유명한데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아서 늦긴 했지만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말씀드렸듯, 츠루하시 시장은 일본의 한인 타운의 한 부분으로, 다양한 한국식 식당과 가게가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상대적으로 가게 문을 빨리 닫는 일본이지만, 이곳의 여러 음식점은 한국을 닮아서인지 꽤 오랫동안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간판

아무래도 고베규가 진짜(정말!) 비싸서 많이 먹지 못했다 보니, 슬슬 출출해지기 시작해 편의점에서 먹을거리를 사가기로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일본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다 보면 동전이 많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Suica(스이카)나 ICOCA(이코카) 등의 교통카드로도 결제를 받기 때문에, 여기에 돈을 여유롭게 충전해두고 편의점 등에서 사용하면 귀찮게 잔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츠루하시의 도심 야경

여담이지만, 숙소에서 보는 야경도 꽤 멋있습니다. 발코니에서 이 야경을 보며 술을 들이켜면 마치 애니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 듭니다.

식탁 위에 올려진 여러 편의점 음식과 요리, 그리고 술

야식은 시장에서 사온 가라아게나 도시락, 그리고 편의점에서 잔뜩 사온 술, 그리고 마트에서 사온 재료로 친구가 만들어준 파스타였습니다. 파스타는 맛있었지만, 만든 친구는 "그냥 토마토 야끼소바라 불러줘"라며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컵누들 카레맛

"유루캠△"이란 만화를 보면서, 주인공들이 캠핑에서 컵누들 카레맛을 맛있게 먹는 장면들이 가끔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생각나서 편의점에서 집어왔는데, 건더기도 많고 카레 맛도 진해서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행 3일째

테이블에 올려진 여러 편의점 도시락

드디어 3일째 아침, 여행 와서 아침밥은 거의 편의점 도시락만 먹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심플하면서도 구성이 괜찮은게 나쁘지 않습니다.

케이한 교바시 역의 역판

오늘은 교토에서 하루를 보낼 예정입니다. Google(구글) 지도가 안내하는 대로, 교바시에서 케이한선으로 갈아타 교토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케이한 교바시 역

〒536-0015 大阪府大阪市城東区新喜多1丁目 2番31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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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Pay를 통해 Suica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여담이지만, 혹시 Suica를 가지고 있다면 Apple Pay(애플페이)에 등록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iPhone 14 Pro(아이폰 14 프로)에서는 Dynamic Island(다이나믹 아일랜드)에 카드가 뜨도록 디자인이 바뀌었는데, 화면 전체를 가리던 전 버전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간단해져서 마음에 듭니다.

다만, 오사카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ICOCA는 아직 Apple Pay에 등록할 수 없어, Suica 앱에서 가상으로 발급받거나, 도쿄 등을 여행할 때 챙겨와야 합니다.

게이한 교바시 역의 플랫폼

이곳에서 교토까지는 가볍게 한 시간 정도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후시미이나리"라 적혀있는 후시미이나리 역의 간판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교토의 후시미이나리 역입니다. 비교적 아래쪽에 있다 보니, 이곳에서부터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아 보여 결정해보았습니다.

후시미이나리 역

〒612-0012 京都府京都市伏見区深草一ノ坪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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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미이나리역의 건널목에서 찍은 철로 사진

이쪽 동네는 이런 식으로 건널목이 많았습니다. 목적지로 향하는데, 이 케이한 선과 JR 선, 총 2개의 건널목을 지나가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보지 못하는 광경이다 보니, 이미 전 여행에서 몇 번이고 봤지만 또 새롭습니다.

후시미이나리 역 앞의 거리

오늘의 첫 목적지는 역 이름과 같은 "후시미이나리 신사"입니다. 아무래도 그런 관광지다 보니 "교토" 하면 생각나는 일본의 전통 가옥 스타일로 거리가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길을 올라가며 보이는 거리는 대부분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나 기념품 가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우와 관련이 있는 신사다 보니, 주변의 기념품 가게도 여우 관련 기념품이 많았습니다.

후시미이나리 신사

그렇게 길을 오르다 보면, 후시미이나리 신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엄연히 일본 전국에서도 영향력 있는 신사 중 하나이기에 규모도 크고 아름다웠습니다.

후시미이나리 신사

〒612-0882 京都府京都市伏見区深草藪之内町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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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미이나리 신사에서 섬기는 "이나리" 신은 신화에서 여우를 사자(使者)로 부린다는 이야기가 있어, 신사 내부에는 이를 상징하는 다양한 여우 석상이 있었습니다.

"센본도리이"의 입구, 커다란 도리가 끝없이 세워져 있다.

신사도 멋있지만, 이곳의 진짜 볼거리는 바로 "센본도리이"입니다. "천 개의 도리이"라는 이곳은 말 그대로 신사의 기둥문인 "도리이"가 끝없이 새워져 있습니다.

수없이 늘어진 도리이만큼 수많은 관광객이 이 좁은 곳에 모여 있어 멋있는 사진을 찍기에 쉽지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산길이다 보니 계속 오르다 보면 그 수가 크게 줄어(...) 사진 찍을 기회가 많이 생겼습니다.

혹시 뭔가 더 있을까 하여(라 쓰고 길을 잘못 들어..) 조금 더 올라가 보니, 조그마한 신사가 많이  모여있는 곳이 잇었습니다. 센본도리이 안쪽에 있는 곳답게 다양한 도리이 장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나무 그루터기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

관광객이 대부분 떨어져 나간 곳이다 보니,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고양이도 이곳이 좋은지 태평하게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전통 방식 가옥의 가게에 주인 할아버지가 앉아있는 모습

다 둘러보고 난 후엔, 본당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신사의 옆 골목으로 나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이 뭔가 좀 더 전통가옥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 많아 좋았습니다.

건널목을 지나고 있는 JR 전철

되돌아가려는 찰나, 건널목에 전철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별것 아니지만 실제로 보면 꽤 재밌습니다.

후시미이나리역을 출발하는 게이한 전철

이 사진은 뭔가 멋있어 보이지만, 실체는 한 발 차이로 놓쳐버린 전철을 허무하게 바라보는 느낌의 사진입니다.(...)

기요미즈고조 역의 출구

수 분 기다려 다음 열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기요미즈고조 역입니다. 한적한 쿄토 외곽에 있는 역이지만, 다음 목적지인 "기요미즈데라(청수사)"로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기요미즈고조 역

〒605-0801 京都府京都市東山区宮川筋8丁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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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을 가로지르는 가모 강의 모습

그대로 기요미즈데라로 향할까 싶었지만, 점심 밥을 먹지 못해서 출출해져 있던 참이기에 먹고싶은 음식을 찾아 한번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교토" 하면 옛날 테마의 관광지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나름 손꼽히는 대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도심 쪽을 바라보면, 분주하게 움직이는 차와 빽빽한 건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파이 카레"의 간판

막연하게 "카레가 먹고 싶어.." 란 생각이 들었기에, 무언가 추천이 가장 많으면서도 가까웠던 카레 전문점 "아시파이 교토"라는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카레 가게가 있는 건물 사이 샛길

여담이지만, 가게의 입구가 건물 사이의 샛길에 있기 때문에 도착해서 찾는데 고전했습니다.

아시파이 교토

〒600-8146 京都府京都市下京区材木町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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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카레

한 번에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는 카레, 특이한 재료의 카레 등을 팔았습니다. 저는 파는 곳이 몇 없어서 먹기 힘든 "코코넛 카레"에 눈이 가서 주문해보았습니다. 숨겨져 있던 만큼 맛은 손에 꼽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기요미즈데라 인근으로 향하는 버스 안

식사를 마치고 나왔지만, 걸어갈 자신은 도저히 없었기에 이번에도 역시 버스를 탔습니다. 관광지로 향하는 버스이다 보니 사람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사람들을 내려주고 출발하는 버스

버스를 타니 순식간에 도착하긴 했지만 꽤 기진맥진해졌습니다. 한국과 달리 타는 것과 내리는 것을 철저하게 구분하다 보니, 수많은 인파를 뚫고 앞문으로 내리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청수사로 향하는 길인 고죠자카 거리

기운이 좋은 데에 지어서 그런지, 기요미즈데라도 산언덕에 지어놔서 가는 길이 살짝 고됩니다. 특히 후시미이나리 신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의 관광객이 모이기에, 교통경찰이 분주하게 정리해주고 계셨습니다.

말차 아이스크림

가는 길에 자꾸 눈에 밟히던 말차 아이스크림을 참지 못하고 먹었습니다. 입 안을 가득 메우는 달콤쌉쌀한 맛은 이 추운 날에도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줍니다.

기요미즈데라의 입구

어느새 기요미즈데라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안쪽은 음식물 취식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기요미즈데라의 3층탑

드디어 도착한 기요미즈데라, 멋있는 3층탑과 거대한 문, 그리고 특이한 형태의 본당의 모습이 유명한 사찰입니다.

기요미즈데라

〒605-0862 京都府京都市東山区清水1丁目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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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기요미즈데라의 가장 멋있는 부분은 단연 교토 전망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이몬(西門) 사이로 보이는 교토의 시내나, 그 옆에서 보는 전망은 교토에서 볼 수 있는 전망 중에 제일 빼어난 것 같습니다.

기요미즈데라 앞의 산넨자카 거리

기요미즈데라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려고 하면 숨이 턱 막힙니다. 사찰만큼 유명한 거리인 산넨자카와 니넨자카 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거리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름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어서인지, 생각보다 내려가는 길이 힘겹지는 않았습니다.

이곳이야말로, 다양한 간식이나 소품으로 준비되어 있는 기념품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제가 바움쿠헨을 상당히 좋아해서, 기념품 중에 있던 거대 바움쿠헨을 하나 살까 고민했지만, 들고 다닐 자신은 없어서 그냥 말았습니다.

택시 안에서 창문을 찍은 모습

이제 이곳에서 다음 목적지인 "은각사"를 갈 참이었는데, 아까 느껴본 만원 버스에 저를 포함해 다들 경기를 일으킨지라 또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3명 정도가 있으니, 택시를 타도 그렇게 무지막지한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은각사 입구 앞에 있는 내천

그렇게 몇 분이 지나 도착한 은각사 앞. 기요미즈데라와 달리 관광지임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 좋았습니다.

은각사의 입장 티켓

드디어 은각사(지쇼지)에 입성했습니다. 특이하게도, 입장 티켓이 부적이나 미쿠지에 가까운 형태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은각사

〒606-8402 京都府京都市左京区銀閣寺町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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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는 단아한 일본식 정원과 사찰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금각사와 이곳 중에 어디를 갈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때마침 어둑해지고 닫는 시간에 가까울 때 온지라, 사람들도 별로 없어 고요한 분위기 아래 이 모습들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은각사 뒷편의 산으로 향하는 길

사찰쪽 뿐만 아니라, 뒷쪽엔 가볍게 산을 오르는 코스가 있었습니다. 일본은 지금 단풍이 지다 보니, 울긋불긋하게 칠해진 자연의 모습이 꽤나 멋있습니다.

은각사 뒷 편의 산에서 촬영한 사진

산을 조금만 오르면, 이렇게 은각사와 함께 교토를 볼 수 있는 곳이 나왔습니다. 옛것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풍경이라 좋았습니다.

이끼와 나무가 자란 숲속

좀 어둑어둑해지다 보니, 숲의 심록색이 더 운치있습니다. 어디선가 뭐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도 풍겨서(?) 사진을 찍고 얼른 친구들과 합류했습니다.

어둠이 깔린 거리의 신호등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금방 져서 저녁이 되었습니다. 교토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밥을 먹기 위해서 은각사 앞에서 잠깐 기다렸습니다. 여담으로, 이 곳 근방에서 사는 친구의 말로는, 조용해서 살기에 좋은 동네라고 했습니다.

교토 카와라마치 거리

도착한 곳은 카와라마치 거리입니다. 교토의 제일가는 중심가 중 하나로, 이런 저녁에도 한국처럼 활기를 띠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카와라마치 거리에 있는 작은 냇가

이런 도심에서도 작은 냇가가 흐르고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고기가 꽂혀있는 꼬치

도착한 곳은 다양한 꼬치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었습니다. 토박이가 추천해주는 맛집인 만큼, 나도 모르게 맥주를 부르는 맛있는 꼬치구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키요시 카와라마치점

〒604-8032 京都府京都市中京区山崎町258-22 Ski河原町六角ビル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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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주먹밥이 들어있는 오차즈케

이곳의 맛있는 사이드 메뉴로 오차즈케(차에 말은 밥)가 있다고 해서 주문해보았습니다. 사실 막연하게 맛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짭짤하게 맛있었습니다.

파와 고기가 꽂혀 있는 꼬치와 접시에 담긴 소스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인지 초점이 흐릿합니다.(ㅋㅋ) 꼬치에 따라 찍어먹었을 때 맛있는 소스가 다른데, 메뉴판에 접시 색깔이 칠해져 있어 확인해보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사카로 돌아가는 열차 안

그렇게 친구에게 거한 저녁 식사를 사주고 난 뒤,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전철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갔습니다.

식탁에 올려진 바움쿠헨 2개

니넨자카에서 사 오지 못한 거대 바움쿠헨이 눈앞에 아른거렸기에, 오늘의 야식은 편의점에서 사 온 바움쿠헨을 해치우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TV엔 우리나라 경기는 아니지만, 월드컵 경기를 틀어주고 있어서 그것을 안줏거리로 바움쿠헨과 츄하이를 먹으며 밤을 보냈습니다.


여행 4일째

아침의 츠루하시 도심

드디어 사실상 마지막 날이라 할 수 있는 4일 차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남아 있는 오사카 명소들을 돌고, 여행하느라 하지 못한 쇼핑을 즐길 예정입니다.

"LUUP"라는 브랜드의 공유 킥보드

일본에도 한국의 "킥고잉"처럼 쓸 수 있는 공유 킥보드가 있나 봅니다. 숙소 앞이 거점인지 수 대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외국인은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좀 아쉽지만, 이 킥보드에도 번호판이 달려 있는 걸 보니 조금 더 선진화되어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츠루하시 인근의 거리

오늘 아침은 드디어 제대로 된 츠루하시 시장 탐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츠루하시 시장은 한국의 일부 전통시장과 같이 지붕이 있는 실내 시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시장이다 보니 다양한 해산물이나 옷 등을 팔고 있지만, 한류를 위시해서 좀 더 젊은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위한 간식 가게 등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한국 음식 과자나 라면, 술 등을 파는 마트가 아마도 가장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장에서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츠루하시 사람들의 주택가가 나타납니다. 묘하게 두 문화가 섞인 느낌이라 인상적입니다.

분리수가함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

미묘한 시선이 느껴져서 돌아보니 동글동글한 고양이가 한껏 째릿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시장 위에 있는 JR 츠루하시역 플랫폼

신기한 부분 중 하나론, 시장의 바로 위로는 JR 츠루하시역의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츠루하시역에 정차한 열차

시장을 다 둘러본 뒤, 또다시 열차를 타고 오늘의 여정을 시작해보았습니다.

오사카조코엔 역의 역판

두세 정거장을 지나 도착한 곳은 오사카조코엔 역입니다. 일본어여도 어감에서 눈치채듯, 이곳은 오사카 성이 있는 도심 속 커다란 공원입니다.

오사카조코엔역

〒540-0002 大阪府大阪市中央区大阪城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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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성 공원의 수많은 인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행사 같은 걸 하는 모양이라 공원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습니다.

오사카 성 공원에 있는 카페

음료수를 안 챙기고 나온지라, 목도 마르기도 하고 뉴요커 느낌(?)도 내볼까 하여 커피를 하나씩 사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Tully's Coffee

〒540-0002 大阪府大阪市中央区大阪城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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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컵에 담긴 아이스 아메리카노

드디어 받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아이스여도 종이컵에 담아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종이컵에 담아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종이 빨때 같은 것 보다 이걸로 바꾸는 게 환경에 더 좋지 않나.. 하며 실없는 한탄을 해봤습니다.

햇빛이 나무 사이로 드리우는 공원의 산책로

점심쯤이다 보니,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빛이 기분이 좋습니다.

산타 옷을 입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공원에서는 산타 관련된 행사를 하고 있는지, 산타 옷을 입은 사람과 강아지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눈이라면 내리면 좋지 싶은데, 가을 날씨에 산타 옷을 보니 조금 재밌었습니다.

멀찍히 보이는 오사카 성 천수각과 그 앞에 있는 다리

조금 더 걷다 보니, 드디어 저 멀리 오사카 성의 천수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단풍이 진 나무 뒤로 있는 거대한 건물 숲

오사카 성도 멋있지만, 고개를 반대로 돌리면 공원의 단풍나무와 대비되는 커다란 건물 무리가 마치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 같은 도심 뷰를 만들어줍니다.

오사카 성을 바로 아래에서 찍은 모습

어느새 도착한 오사카 성의 천수각. 평소와 다른 루트로 한 번 와봤는데, 뒤쪽은 앞쪽과 달리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사카 성 천수각

〒540-0002 大阪府大阪市中央区大阪城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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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조금 더 돌다 보면, 그 유명한 오사카 성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문화재 비슷한 곳에 엉뚱하게 있는 엘리베이터이다 보니 오고 가는 말이 많습니다.

하도 그래서 그런지, 앞에는 나름대로 변명(?)이 쓰여 있는 안내판이 적혀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좋은 의미로 지을 생각이었다면 그래도 성과 어울리는 인테리어로 지으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정면에서 찍은 오사카 성 천수각의 모습

정면에서 보면 화려한 양식의 외관이 인상적입니다. 사실 이 천수각은 현대에 와서 다시 만들어진 일종의 재연품(再演品)인 건물로, 성주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였다는 역사와 함께 곁들어 들으면 살짝 깨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천수각에서 공원으로 내려오는 길목

그와 별개로, 공원 쪽의 단풍과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공원 안의 호수와 단풍이 진 나무, 멀리 있는 도심의 모습

공원에는 둘레를 감싸는 호수가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경치도 일품입니다.

모리노미야 역의 역판

운치 있는 가을 피크닉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오사카조코엔 역의 아래쪽에 있는 모리노미야 역에 도착했습니다.

모리노미야 역

〒540-0003 大阪府大阪市中央区森ノ宮中央1丁目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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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호리바시의 지하상가 방향(크리스타 나가호리) 입구

도착한 곳은 신사이바시 역, 아래로 내려가면 도톤보리와 이어지는 오사카의 중심가입니다. 의외로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적이 없기에, 한 번 걸어보려 도착했습니다.

신사이바시 역

〒542-0081 大阪府大阪市中央区南船場3丁目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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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 사이에는 "미도스지 도로"라는 거리가 있습니다. 도쿄로 치면 긴자, 우리나라로 치면 도산대로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다양한 명품 브랜드 가게가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 외에도, 의외로 일본에서 보기 어려운 도심 속 널찍한 도로와 그 가장자리를 꾸미는 가로수들이 멋있는 도심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사이바이 상점가 인근의 도로

생각해보니 점심을 먹은 기억이 없어, 근처의 맛집을 찾아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만장일치로 "일본에 와서 오므라이스를 한 번도 안 먹어봤어~"가 나왔기에, 신사이바시 인근의 맛있는 오므라이스 집으로 향했습니다.

나니와 오므라이스의 메뉴판, 베스트 메뉴인 나니와 오므라이스의 설명이 적혀 있다.

도착한 곳은 "나니와 오므라이스"라는 곳이었습니다. 건물 한 구성에 매우 작은 규모로 된 가게였는데, 그래서인지 한 30분가량 대기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나니와 오므라이스

〒542-0081 大阪府大阪市中央区南船場3丁目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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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와 오므라이스에 가라아게 두 조각을 추가한 모습. 소 힘줄 조림이 올라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나니와 오므라이스"는 소 힘줄로 만든 장조림이 오므라이스 위에 얹어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지만, 역시 "맛있는 것 더하기 맛있는 것은 엄청 맛있는 것"이란 공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조림의 짭조름한 맛과 오므라이스의 살살 녹는 계란, 그리고 소스와 어우러져 상당히 독특한 맛을 냈습니다. 곁들여 주문한 가라아게도, 주문한 즉시 튀겨주셔서 따뜻하고 맛있어 오므라이스와 잘 어울렸습니다.

신사이바시 상점가의 모습

맛있게 점심을 해치우고 나서는, 곧바로 신사이바시 탐험을 떠났습니다.

천장이 있는 여느 일본식 상점가와 다를 바 없는 구성이지만, 상점가 안팎으로 티파니, 프라다, 루이비통 등, 각종 유명 브랜드의 상점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참 돈이 없을 청년 셋이기에(?) 아쉽게도 매장을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아 유리 밖으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Apple 신사이바시의 간판

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안지나갈리가 없었습니다. 신사이바시에 있는 애플 스토어인 "Apple(애플) 신사이바시"에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Apple 신사이바시

〒542-0086 大阪府大阪市中央区西心斎橋1丁目5−5, Urban BLD Shinsaiba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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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14 조형물

때마침 나온 iPhone 14 Pro 시리즈가 먼저 반겨줍니다.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조형물은 아마 Dynamic Island를 표현한 것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AirPod Max 연결 화면이 표시되어 있는 iPhone 14 Plus.

당연하지만, 안쪽에는 다양한 Apple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옛날이라면 이것도 신기했겠지만, 이제 한국에도 Apple 스토어가 4곳이나 있다 보니 그 감흥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팔고 있지 않은 HomPod mini(홈팟 미니)는 하나 사 오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습니다.

iPhone 14 시리즈 모델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나오면서 다른 쪽을 보니, iPhone 14 시리즈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원래 iPhone 13 mini(아이폰 13 미니)를 썼던지라 "이번엔 좋은 것도 한 번 써볼까?" 싶어 Pro로 넘어갔는데, 이번 14 시리즈 색상이 잘 나온 편이라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습니다.

도톤보리의 글리코사인 전광판

다음 목적지인 "덴덴타운"에 가기 위해서는 사이에 있는 도톤보리를 지나가야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3번이나 오게 되었습니다만, 이만큼 오사카를 표현하는 곳은 또 없기 때문에 기분 좋게 걸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도톤보리 거리

원래 도톤보리에서 덴덴타운으로 빠지는 쪽은 사람들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았는데, 오늘따라 낮인데도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덴덴타운 상점가 거리

도톤보리의 끝자락에서 바로 이어지는 곳이기에, 어렵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덴덴타운"은 닛폰바시 거리에 자리 잡은 전자상가로, 오사카에서 "아키하바라"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자기기 상점을 비롯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굿즈 상가 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덴덴타운 상점가

〒556-0005 大阪府大阪市浪速区日本橋3丁目 〜5丁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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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컵에 들어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신사이바시에서 여기까지 꽤 걸었다 보니, 잠깐 쉴겸 카페에 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아침에 오사카 성 공원에서 먹었던 그 브랜드 가게로 오게 되었는데, 맛이 꽤 괜찮습니다.

Tully's Coffee 오사카닛폰바시점

〒556-0005 大阪府大阪市浪速区日本橋3丁目5−25 コミュニティフードホール大阪日本橋 髙島屋東別館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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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되어 있는 카메라

본래의 기능답게, 카메라 등 전자기기를 취급하는 곳도 꽤 있었습니다.

TCG샵의 입구

아무래도 팬데믹 때문인지, 메인 거리는 예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더 휑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사진과 같은 TCG 샵이 뭔가 더 많아진 느낌이었습니다.

1층에서는 카드를 팔고, 2층엔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있는 식이 많았습니다. 이색적인 광경이기도 하고, 어릴 때 문방구 같은 곳에 모여 유희왕을 즐겨 했을 때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에니메이트 건물

조금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오타쿠들의 친구(?) 같은 가게인 "에니메이트"가 엄청나게 큰 규모로 있었습니다. 굿즈뿐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OST의 앨범, 만화, 라이트 노벨(만화풍 소설), TCG 카드 등 다양한 것들을 취급하고 있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애니메이트 오사카 닛폰바시점

〒556-0004 大阪府大阪市浪速区日本橋西1丁目1−3 1・2階 池田ビル2号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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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에 든 CD

역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CD 한 장을 샀습니다. 이번 소드 아트 온라인 극장판의 주제가인 "심장"이란 노래가 담긴 앨범인데, 안타깝게도 또! 택시에 두고 내려... 한국에 같이 오지는 못했습니다

코토부키야 가게의 간판

메인 거리가 기가 꺾인 만큼, 애니메이트 주변 거리는 오히려 더 활발해진 느낌입니다. 다양한 오타쿠 관련 가게를 구경할 수 있었고, 또다른 유명 브랜드인 "코토부키야" 가게도 한 번 들어가 봤습니다.

코토부키야 닛폰바시

〒556-0005 大阪府大阪市浪速区日本橋4丁目15−18 コトブキビ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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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일러스트가 그려진 마우스패드

최근 나온 건담 시리즈인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보고 있었기에, 결국 건담이 크게 그려진 마우스 패드를 하나 구입했습니다.(ㅋㅋ)

택시를 타고 이동중인 모습

다음 목적지인 "신세카이"에 가기 위해 또다시 택시를 탔습니다. 사실 걸어가도 무방한 거리였긴 했습니다만, 이미 걸을 여력이 없어 또다시 자본의 힘을 빌렸습니다.

신세카이 앞의 에비스초 역 역판

신세카이에는 1분도 안되서 도착했습니다.(...) 차라리 버스를 타지 싶었던 아쉬움은 뒤로 하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안쪽으로 향했습니다.

신세카이 혼도리 상가

〒556-0002 大阪府大阪市浪速区恵美須東2丁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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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카이 상점가와 츠텐카쿠

신세카이 상점가는 도톤보리와 같이 오사카를 상징하는 거리 중 하나로, 사진에서 보이는 "츠텐카쿠"란 탑이 유명한 랜드마크입니다.

쿠시카츠 다루마의 웹 주문 시스템

저녁 식사는 "한번은 가보자~" 했던 꼬치 가게 "쿠시카츠 다루마"에서 해결했습니다. 이곳의 특이점이라면 주문 시스템인데, 주문할 때마다 점원을 부를 필요 없이 자리에 앉을 때 주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쿠시카츠 다루마츠텐카쿠점

〒556-0002 大阪府大阪市浪速区恵美須東1丁目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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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 먹었던 꼬치와는 비교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나름의 매력이 있어 좋았습니다. 역시, 술이 술술 넘어가는 부담없는 가격의 꼬치들이 훌륭합니다.

레드불 사무라이 하이볼

특이한 메뉴로, "레드불 사무라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하이볼에 레드불을 섞어먹는 느낌의 스페셜 메뉴였습니다. 여타 섞어 마시는 것이 그렇듯,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아베노하루카스 빌딩

맛있게 저녁을 해결한 후, 소화할 겸(그리고 술도 좀 깰 겸..) 아베노하루카스가 있는 텐노지 역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덴덴타운과 신세카이와의 거리처럼 가까운 거리기에, 살짝 외진 느낌이 들었지만 걸어가기엔 힘들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규모의 아베노하루카스 빌딩

몇 걸음 걷다 보니 어느새 아베노하루카스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본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차치하고서라도, "옆으로 엄청 넓은" 일본 거대 건물의 특징을 이어받아, 생각보다 엄청난 위압감을 받습니다.

아베노하루카스

〒545-6016 大阪府大阪市阿倍野区阿倍野筋1丁目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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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하루카스의 간판과 출입구

아베노하루카스 앞의 인도는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한 바퀴 돌 수 있는 스타일의 육교로 이어져 있는데, 여기에 입구가 연결되어 있어 인도로 내려갈 필요 없이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쇼핑몰 Hoop의 중심 모습

아베노하루카스에 들어가기 전에, 택시에서 앨범을 잃어버린 저를 위해 친구들이 CD 샵을 갈 기회를 주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복합 쇼핑몰인 Hoop에서, 다시 좋아하는 노래 앨범을 사고 아베노하루카스로 향했습니다.

Hoop

〒545-0052 大阪府大阪市阿倍野区阿倍野筋1丁目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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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하루카스의 전망대인 "하루카스300"

아베노하루카스의 전망대인 "하루카스 300"으로 향했습니다.

하루카스 300

〒545-0052 大阪府大阪市阿倍野区阿倍野筋1丁目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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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스 300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하루카스 300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는, 수많은 LED로 만든 불빛 쇼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으로는 보는 것보다, 좀 더 별빛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잘 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카스 300 전망대에서 본 오사카 도심의 모습

공중정원 전망을 설명할 때 잠깐 이야기했듯, 아베노하루카스는 완전히 위에서 도심을 내려다보는 느낌입니다. 그런데도,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오사카이다 보니, 지평선 끝까지 도시로 가득 찬 모습이 마음을 울립니다.

커다란 창문으로 탁 트인 하루카스 300이 주는 야경의 모습은 정말 멋있습니다. 특히, 어디 막혀 있는 곳 없이 한 바퀴 돌며 모든 방향의 전망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여행을 가면 항상 어딘가 올라가서(?) 전망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본에서는 하루카스300만큼 감동을 주는 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헬리포트 투어에 입장할 수 있는 팔찌

사진을 찍고 있던 사이, 잠깐 시야에 사라졌던 친구가 저를 다급하게 부릅니다. 아베노하루카스의 옥상에 올라갈 수 있는 "헬리포트 투어"의 마지막 타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어서였습니다.

오사카에 몇 번이고 와 봤지만 한 번도 올라가 보지 못했기에, 그리고 오늘이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저녁이기에 마다하지 않고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

옥상은 당연하지만 야외이기에,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모든 물품은 준비되어 있는 사물함에 맡기고 가야 했습니다. 야외라 마스크를 벗을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가 날아가지 않도록 목에 걸 수 있는 마스크 줄도 제공해주었습니다.

아베노하루카스의 난간과 오사카의 야경

옥상에 올라와보니, 탁 트인 풍경이 저희를 압도했습니다. 청량한 공기와 함께 풍경을 가르는 유리창이 없다 보니, 정말 공중에 떠서 도시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난간에 붙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고, 세이프 존에서만 촬영해야 하는 것이 이해가 가면서도 살짝 아쉬웠습니다.

대신, 찍는 사람이 아니라 찍히는 사람이라면 잠깐 세이프 존 바깥에 있는 것을 허락해 주기에 풍경을 뒤로한 채 친구들 사진을 찍어줄 수 있었습니다. 같이 올라가시는 인솔자님께 말씀을 드리면, 사진을 촬영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아베노하루카스의 중간층에 있는 야외공원

전망대에서의 관람을 마치고 다시 내려가는 중에, 잠깐 쉴 겸 건물 중간층에 있는 야외 공원에도 와봤습니다.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게 꾸며둔 모습이 좋았습니다.

난바역 입구

이제 오사카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돌릴 선물을 사기 위해 다시 도톤보리에 가기로 했습니다.

난바 역

〒542-0076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1丁目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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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시간의 난바역 인근 거리

도톤보리만 몇 번 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의 유일하게 활발한 밤거리의 오사카를 볼 수 있는 곳이기에 괜히 기분은 좋습니다.

장바구니 가득 기념품을 담아서 결제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저번 여행에서 숙소 근처 돈키호테를 갔을 때, 그냥 동네 슈퍼마켓 정도의 규모라 뭘 사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있어 일부러 커다란 규모의 도톤보리점으로 와봤습니다.

하지만, 이게 더 큰 실책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누가 봐도 한국인밖에 없는 면세 카운터 줄이 1층 매장의 거의 모든 통로를 꼬불꼬불 채워서, 줄 서서 결제하기까지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 같았습니다.

혹시 돈키호테에 갈 예정이 있으시다면, 숙소 근처 등 도심권에서 살짝 벗어난 곳을 방문하시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돈키호테 도톤보리미도스지점

〒542-0086 大阪府大阪市中央区西心斎橋2丁目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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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I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고 있는 모습

제가 총대를 메고 결제하고 오니, 친구들이 수고했다고 신기술을 보여주겠다며 처음 보는 앱으로 택시를 불렀습니다.

DIDI(디디)라는 택시 호출 앱으로, 제 기억으로는 디디추싱(滴滴出行)이란 중국 내수용 서비스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이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보니 신기했습니다. 아쉽게도 외국인은 카드 등록이 안되는 것 같았지만, 호출 자체는 가능했습니다.

바움쿠헨과 츄하이

바움쿠헨 중독자답게(...) 마지막 밤의 마무리는 바움쿠헨과 츄하이로 마무리했습니다. 때마침 축구 경기도 하고있던지라, 재밌게 보고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케리어에 들어가지 않는 냐오하 포켓몬 인형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캐리어가 기내용 사이즈라 그런지 너무 작아서 포켓몬센터에서 샀던 냐오하 인형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온 친구가 공간이 남는다고 하여, 거기에 태워 한국에 가기로 했습니다.

숙소에서 촬영한 츠루하시의 도심 야경

베란다에서 어둠이 드리운 도심을 보고 있자니, 마냥 짧게 잡은 여행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남은 월차가 없던지라 4박 5일로 짧게 온 것인데, 다음엔 아득바득 아껴서 널널하게 잡고 오리라 다짐했습니다.


여행 5일째

이른 아침의 JR츠루하시역 플랫폼

아침 비행기다 보니, 분주하게 준비를 마치고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시간에 나왔습니다. 월요일이다 보니, 이런 아침 시간에도 출근하는 사람들이 플랫폼을 가득 메웠습니다.

하루카호의 탑승 방법이 적혀 있는 안내판

마지막 사치로, 편하게 갈 수 있는 특급 열차인 "하루카호"를 타고 공항에 가기로 했습니다. 하루카호는 아베노하루카스가 있던 "텐노지 역"에서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간사이 국제공항 방향의 하루카역

하루카를 타면 공항까지 44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서 공항에서 조금 여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는 자유석엔 사람이 별로 없다 보니, 편하고 느긋하게 공항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티켓은 별도로 뽑을 필요 없이, 타고 가다 보면 직원분이 직접 발권해주십니다.

열차 창문 사이에 그려진 헬로키티

일본의 대표 캐릭터라 그런지, 열차 곳곳에는 헬로키티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간사이 국제 공항의 제 1터미널 입구

잠깐 졸다 보니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간사이 국제공항의 에어서울 카운터

케리어를 계속 끌고 다니면 귀찮기 때문에, 먼저 체크인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일찍 줄을 서서 그런지, 원래라면 추가금이 있는 비상구 근처 자리를 무료로 배정해주셨습니다.

상가들이 모여 있는 에어로플라자의 로비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 2시간가량이 남아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공항의 반대편에 있는 상가동인 "에어로플라자"에 왔는데, 저지난번 여행에서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이곳의 대합실에서 하루를 보낸 아픈 기억이 있어 살짝 울컥했습니다.

에어로플라자

〒549-0001 大阪府泉佐野市泉州空港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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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담긴 가라아게동

어제저녁에 술을 해서 그런지 속이 영 좋은 편은 아니었어서, 그럭저럭 간단한 음식인 가라아게동(닭튀김 덮밥)으로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나카우 간사이국제공항점

〒549-0001 大阪府泉佐野市泉州空港北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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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구까지 향하는 셔틀을 기다리는 사람들

밥을 다 먹고 수속을 마친 뒤, 비행기에 타기 위해 탑승구로 향했습니다. 면세점에서 잠시 기웃거리다 보니 어느새 셔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배로 불어났습니다. 다음엔 셔틀 안 타도 되는 메이저 항공사를 타기로 결심하며.. 줄의 맨 뒤에 섰습니다.

에어서울 비행기

드디어 비행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국으로 가기까지 또 한 시간 2~30분가량이 소요되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났다 보니 비행기 내에서 한참을 잤습니다.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 적혀 있는 안내판

결국, 꿈같은 일본에서의 여행을 마무리 짓고 "한오환(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짧아서 아쉬웠지만, 그만큼 알차게 보낸 여행이리라 봅니다.

KFC 징거더블다운 맥스

저만의 여행 마무리 클리셰(?)가 있는데, 바로 여행을 마치고 공항 KFC를 간다는 것입니다. 공항버스가 오기까지 한 30분가량이 남은지라, 징거더블다운 맥스를 해치우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것으로, 팬데믹 이후의 첫 여행이었던 간사이 여행이 마무리됩니다.

KFC 인천공항교통센터점

인천 중구 공항로271 B1F T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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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상황에 굼주려있던 첫 해외여행었습니다. 아쉽게도, 직장을 옮긴지 얼마 안 된터라, 월차를 많이 모으지 못해 짧게 다녀왔지만, 그만큼 그동안 안 가본 곳을 가보자 마음먹고 구석구석을 다녀왔습니다. 오사카는 이번으로 4번째지만, 아직도 못가 본 곳이 있었을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고베나 교토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곳들에 발걸음을 옮겼어서 좋았답니다.

또 언젠가 여행에 오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기분 좋은 재시작을 한 것 같습니다. 어서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다음 여행은 그 세상에서 하기를 바라며 이번 간사이 여행기를 마칩니다.

FUJIFILM X100V, Apple iPhone 14 Pro Max로 촬영

Kansai region (Ōsaka, Kyoto, Kobe), Japan.